김영란법 시행 첫날, “밥 한 끼 먹는 것도 신경 쓰여요”

박기성 기자l승인2016.09.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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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된 한 식당의 포스터(사진=포커스뉴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 첫날인 28일, 대전시청을 비롯해 각 관청 공무원 등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 기관들은 ‘점심 한 끼 먹는 것도 신경 쓰인다’는 반응이다.

특히 청탁금지법에 대한 상세한 대처 매뉴얼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수 대상 기관 종사자들은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말자’는 분위기로 눈치만 보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기자와 점심식사를 함께 모 구청 공무원 S모씨는 2인분 점심값 1만 6000원이 나오자 “밥값은 각자 내자. 그러는 것이 속편할 것 같다”는 제안을 할 정도로 신경이 곤두선 모습을 보였다.

시행 첫날인 28일은 수요일로 일부 관공서의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구내식당 문을 닫고 외부 식사를 대신하는 날이기도 하다. 해당 관공서 공무원들 대다수는 외부 인사와의 식사를 피하고 삼삼오오 직원들끼리 어울려 식사를 하는 분위기였다.

한 공무원은 “김영란법에 대해 속속들이 숙지하지 못한 상태라 더더욱 신경이 쓰인다”며 “시간이 지나면 이런 저런 사례들이 드러날테니 당분간은 그저 조용히 주변에서 하는 모양새를 살필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 같은 움츠린 분위기는 고스란히 음식점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대전시청 인근의 전복 요리 전문점인 D식당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 같으면 15개 방이 모두 점심 식사 손님들로 가득 차는데 오늘은 고작 4개의 방만 손님을 받았다”며 “1주일 전부터 손님이 끊기기 시작했고 공무원들도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아서 식사 약속을 거의 취소했다’고 말하고 있어 앞으로 음식점 운영을 어떻게 지속해 나갈지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이같은 눈치보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일선 구청의 C모 국장은 “우리야 늘 직원들하고 점심을 먹는데 기껏해야 1만원짜리 메뉴가 고작인데 신경쓸 일이 있겠느냐. 너무 경직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과 관련, 일부 지역에서는 괴담 수준의 말까지 떠돌고 있어 정가 분위기를 더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의 월세방에 청탁금지법 신고 포상금을 노리는 일명 ‘란파라치’가 몰리는 바람에 빈방이 동이 났다는 식의 괴담으로 세종시 주변의 공무원들을 더욱 심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세종시 보람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남모씨는 “세종시의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좋은 편이고 매매 역시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란파라치가 몰려들어서 월세가 동이 났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누군가 김영란법과 연계해서 만들어낸 말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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