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전광역시냐!”

박기성 기자l승인2017.07.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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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가 추진 중인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을 지켜보노라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애당초 이 사업의 주무 기관인 대전도시공사의 업무 미숙이나 대전시의 관리 감독 소홀 등 그 동안 언론을 통해 수차례 지적돼 온 것들은 한결 같이 한심스런 행태였다.
게다가 지난 14일(금) 개최된 대전도시공사 이사회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대전도시공사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박남일 사장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박남일 사장의 임기가 8월 16일로 불과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징계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전도시공사 이사회의 ‘불문처분’ 의결은 관리 감독 기관인 대전시의, 박남일 사장에 대한 경고 처분 요구에 반하는 것으로 그 어떤 해명으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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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은 애당초 올 하반기에 착공해 오는 2019년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로 조성될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업 주체인 롯데건설 컨소시엄에서 KB증권이 탈퇴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달 21일 담화문을 발표,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대전시나 대전도시공사의 업무해태나 상황판단 잘못 등이 없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라며 ‘앞으로 정확한 실태확인과 조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권선택 시장의 이 같은 의지표명을 이어받은 대전시 감사관실은 대전도시공사에 대한 감사를 벌여 롯데컨소시엄의 동향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사업 관리를 소홀히 해온 책임을 물어 이사회에 박남일 사장에 대한 경고 처분을 요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는 ‘불문처분’ 의결로 종결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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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공사는 이사회의 ‘불문처분’ 의결과 관련해 15일(토) 언론에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날 이사회가 박사장에 대해 불문처분을 의결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박 사장을 업무로부터 배제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징계가 내려지면 재심청구 등의 절차를이행해야하기 때문에 최소한 1개월 이상이 추가로 소요됩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해되지 않는 해명이다.
게다가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로 도시공사 경영이사를 비롯해 사업이사,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환경녹지국장 등이 참여하는데도 불구하고 대전시의 경고 처분 요구가 무시된 것이다.
특히 권선택 시장이 담화문에서 강조했던 ‘업무해태나 상황판단 잘못 등이 없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라거나 ‘정확한 실태확인과 조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발언 조차 무시된 셈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리더십에 구멍이 뚫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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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대전시장은 대전도시공사 이사회 하루 전날인 지난 13일(목)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직장교육 ‘공감누리’에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권선택 시장은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며 “매를 맞아도 시장이 맞겠다는 각오로 이 사업을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권선택 시장이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했으니 이튿날 열린 대전도시공사 이사회에서는 당연히 ‘불문처분’ 의결이 내려질 수밖에 없었다.
담화문 등 시민들에게는 ‘정확한 실태확인과 조사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정작 시청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매를 맞아도 시장이 맞겠다’는 등 갈지자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 쯤 되면 대전도시공사 박남일 사장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지난 2014년 8월 권선택 시장에 의해 대전도시공사 사장 자리를 차지한 박남일 사장은 그동안 갖가지 구설수로 도마 위에 앉더니 급기야 본연의 업무인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에서도부실행정을 펼쳤으나 권선택 시장이 또 다시 흑기사로 나선 것이다.
박남일 사장은 최근 보름간에 걸친 ‘꼼수 병가’로 시민의 흥분을 자아낸데 이어 광주도시공사 사장 공모에 응모한 상태라고 알려져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 무산으로 상처받은 시민의 가슴을 더더욱 후벼 파고 있다.
둘 사이에 어떤 단단한 연결고리로 묶여있나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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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 시장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오히려 법정 싸움에 신경을 기울여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시민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로인해 대전시가 추진해야 될 시정의 상당부분이 맥없이 진행됐던 것을 부인하기 어려우며 이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시민 몫이 돼 왔던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시민들의 실망을 안겨다준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마저 원점으로 돌아가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의 무산과 관련해 유성지역 곳곳에 나붙은, 주민들의 비난성 현수막을 보노라면 대전시의 부실행정이 지역민에게 어떤 손실을 가져다주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선택 시장은 그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는 젖혀두고 기껏해야 자신이 책임진다는 등의 애매한 말로 부실 행정의 중대성마저 물 타기 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간 촛불집회 당시, 시위 현장의 피켓에서 보았던 ‘이게 나라냐’라는 바로 그 문구를 떠올리게 하는, 대전시 부실 시정의 한 단면이다.
권선택 시장에게 대전시민의 마음을 담은 피켓 하나를 전해주고 싶다.
‘이게 대전광역시냐!’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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