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한 판만 준비하세요” 못 믿을 ‘전수조사’

농식품부, 876곳 검사해 60곳서 '살충제 계란' 검출 발표 박기성 기자l승인2017.08.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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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수조사 브리핑(채널 A 캡쳐)

‘살충제 계란’ 파문과 관련, 산란계 농장 전수 조사에 착수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17일(목) 오전 10시 기자브리핑을 통해 검사 대상 1239개 농가 가운데 이날 오전 5시까지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한 결과, 60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검사 농가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전국 친환경 농가 60곳에서 '살충제 계란'이 무더기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전수조사가 수박 겉핣기 식으로 진행돼 믿을 수 없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신문은 “달걀 한 판만 준비하세요” 못 믿을 ‘전수조사’라는 제목의 17일자 기사에서 농식품부가 진행 중인 산란계 농장 전수 조사와 관련, 일부 농장에서 조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지침과는 달리 일부 농장에선 검사 요원이 농장 방문을 사전에 통보하고, 무작위 샘플 조사가 아닌 농장 주인에게 조사용 달걀 한 판(30개)을 준비시킨 뒤 수거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비펜트린 성분이 초과 검출된 경기 양주의 ‘신선2농장’ 주인 임모씨는 16일 “달걀을 수거할테니 알 한 판을 준비해 놓으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기준치가 초과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살충제가 묻은 달걀을 내놓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정부의 살충제 달걀 조사는 상당수가 ‘사전 연락’ 이후 수거가 이뤄져 농장주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서울신문은 보도했다.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강원 철원의 ‘지현농장’ 주인 왕모씨는 “다른 농장에서도 쓰고 있어 사용했을 뿐”이라면서 “다른 곳에서도 살충제를 똑같이 썼을 텐데 정직하게 내놓은 사람만 적발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고 서울신문은 보도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지난 4월 열린 ‘유통달걀 농약관리 방안 토론회’에서 지난해 산란계 사육농가 탐문조사 결과 50.8%가 닭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 사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충남 홍성군에서 산란계 10만여 마리를 사육하는 김모씨도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출장을 와서 계란 한 판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당국의 검사 결과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히 서울신문은 이번에 논란이 된 살충제 파문이 어느 특정 산란계 농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어 더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상당수 양계농가에서는 다른 농장들에서 모두 사용하는 허용된 제품을 사용했는데 피해를 입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것이다.

경기 양주의 한 농가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살충제가 불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뿌린 농가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살충제를) 다들 쓰고 있기 때문에 몇 곳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고 서울신문은 보도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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