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에 이런 기사가>“인생 안 끝났어, 희망 버렸으면 주워”

중앙일보, 유튜버 할매 박막례 인생 인터뷰 실어 박기성 기자l승인2019.05.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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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버 박막례 할매(사진=중앙일보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사진 캡쳐)

구독자 수 88만 명. 구수한 말솜씨와 친근한 캐릭터로 대표 유튜버로 자리매김한 스타, 박막례(72) 할머니의 삶의 한 구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인터뷰를 중앙일보가 30일(목)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가 할머니의 채널을 두고 “가장 영감을 주는 채널”이라고 극찬했고, 지난 4월에는 유튜브 CEO 수잔 워치스키가 박막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것이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박 할머니는 손녀 김유라(29)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위즈덤하우스)를 펴냈다.

27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만난 박 할머니는 “내가 유튜브를 하고 보니까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이것을 안 했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죽었을 텐데 얼마나 한이 됐을까. 이렇게 책도 내다니…”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가장 신나는 것 중 하나가 외국에 가서 외국 사람들과 이야기해본 것”이라며 “내 사주팔자에는 이런 것도 못해보고 죽을 줄 알았는데 외국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그러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박 할머니는 최근 세계 각지에서 초청을 받고 있다.

2017년 전까지 박 할머니의 삶은 말 그대로 기구했다는 것이다. 박 할머니는 1947년 2남 4녀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막례’라는 이름을 받았다. 오빠 둘은 6·25 때 모두 죽었고, 아버지는 집안에 아들이 없으니 가르칠 사람이 없다며 딸들에게 집안일만 시켰다는 것이다.

스무살에 결혼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는데 남편은 3남매를 낳자 집을 나갔다. 파출부와 식당일, 리어카 장사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다. “비참한 인생이었어요. 내가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 힘든 와중에도 자식들 버리지 않고 끝까지 길러낸 거야. 내가 내세울 건 없어도 그거 하나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

사기도 여러 차례 당했다고 인터뷰에서 박 할머니는 토로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약 40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고, 70세가 되던 해엔 '그냥 관뚜껑을 덮을 때까지 일하다 갈 팔자려니'했다. 그런데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 했던가. 71세가 되던 해, 박막례 인생이…완전히 뒤집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박막례 할머니의 삶이 뒤집힌 건 손녀 김유라씨가 우연히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 덕분이었다. 할머니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정을 받자 손녀는 퇴사를 결정하고 할머니와 호주 여행을 떠났다. 여행하는 동안 찍은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렸고, 할머니의 일상도 하나둘 찍어 올렸다. 어느 날 할머니가 치과갈 때 메이크업 하는 과정을 찍어 올렸는데 18명이었던 구독자가 이틀 만에 18만명이 됐다.

과거 힘든 날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의 원천과 관련, 박 할머니는 “아무리 힘들어도 툭 털고 일어나는 성격 덕분인 거 같다”고 했다. 사기를 당해 거금을 날렸을 때도 박막례는 두 시간 만에 평상심을 되찾았다고 한다. 자식들이 다른 화를 입은 것보다는 다행이라 여겨졌고, 어차피 내 돈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단다.

앞으로 박 할머니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꿈이나 바라는 것은 없고 요즘처럼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며 “당장은 영국 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고 묻자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일단 결혼은 안 하고 혼자 살 거다. 나는 결혼해서 행복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내 인생이 완전히 찌그러졌다. 70 넘어서 이런 세상이 온 걸 부처님께 감사할 뿐”이라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청춘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는지 물었다. “희망을 버리면 절대 안 돼요. 희망을 버렸으면 다시 주워 담으세요. 그러면 돼요. 희망은 남의 게 아니고 내 거라서 버렸으면 도로 주워 담으세요. 인생은 끝까지 모르는 거야.”

 

다음은 중앙일보가 인터뷰와 함께 게재한 박막례 할머니의 어록...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 치고 니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여.”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여. 내가 대비한다고 해서 안 오는 것도 아니여. 고난이 올까 봐 쩔쩔매는 것이 제일 바보 같은 거여. 어떤 길로 가든 고난은 오는 것이니께 그냥 가던 길 열심히 걸어가.”

“귀신이고 나발이고 난 무서운 게 아무것도 없어. 다시 내 인생을 돌아다보기 싫어. 내 인생이 젤로 무섭지. 내 인생만치 무서운 게 어디 있어.”

“다이어트면 다이어트지. 다이어트 음식 같은… 놀고 있어. 살 빼려면 처먹지를 말어.”

“여행은 눈으로 하지만 추억은 돈으로 만들어야 된다이?”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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