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입고 일어섰을 때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 KAIST 출정식 진풍경 눈길 박기성 기자l승인2019.06.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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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 사이배슬론 시연 중인 김병욱씨.

지난 1998년 뺑소니 교통사고로 하반신 전체가 마비돼 20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왔던 김병욱씨(45).

김씨는 사이보그 올림픽이라 불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도전하기 위해 24일(월) KAIST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시연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 2015년 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료진의 소개로 KAIST 공경철 교수 연구팀에 합류한 뒤 약 5개월 간에 걸친 훈련 끝에 로봇을 입고 두 다리로 걸어 국제대회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김병욱 씨는 “로봇을 입고 두 다리로 처음 섰던 날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아내 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인조인간의 ‘사이보그(cyborg)’와 경기의 ‘애슬론(athlon)’을 합성한 의미이며,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대회로, 4년에 한 번씩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üric)가 주최한다.

2016년 열린 1회 대회에서 착용형 외골격로봇(웨어러블 로봇) 종목 3위에 오른 공경철 교수 팀은 내년 5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2회 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해 세계 1위에 도전한다.

▲ KAIST 사이배슬론 출정식.

공 교수 팀이 개발한 ‘워크온슈트’는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 로봇으로 사람의 다리 근육 구조를 모방해 설계됐다. 지난 대회에서는 로봇을 착용한 선수가 앉고 서기, 지그재그 걷기, 경사로를 걸어 올라 닫힌 문을 열고 통과해 내려오기, 징검다리 걷기, 측면 경사로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총 6개의 코스 중 5개를 252초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2회 대회는 그동안 발전한 기술 수준을 반영해 코스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공 교수는 이를 위해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지마비 장애인이 사용할 외골격로봇 개발과 대회 준비에 나섰다.

지난 2016년 대회에서는 김 씨가 공 교수 연구팀의 유일한 선수였지만 오는 2020년 대회는 세브란스 재활병원 · 재활공학연구소 · 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각각 선발한 총 7명의 선수 후보가 준비한다.

모든 선수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워크온슈트4.0을 지급해 보행 훈련을 진행한 뒤, 올해 11월에 대회에 출전할 선수 1명과 보궐 선수 1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이날 출정식에는 김병욱 씨를 포함해 정우진(52), 조영석(52), 이종률(48), 김상헌(36), 김승환(32), 이주현(18) 씨 등 총 7명의 선수 후보와 가족, 40여 명의 연구팀이 참여해 내년 5월까지 계속될 긴 여정의 출발을 함께하며 결의를 다졌다.

김병욱 씨는 “내부 경쟁이 생겨서 부담이 많이 커졌지만 여러 사람과 이 로봇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여러 사용자의 목소리가 모아지면 로봇도 그만큼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사람을 위한 로봇기술은 KAIST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도전·창의·배려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기술이며 앞으로도 KAIST는 약자를 위한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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