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유감’

박기성 기자l승인2020.01.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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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YTN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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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화)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첫 질문은 흥미롭게도 ‘대통령의 신뢰’였다.첫 질문에 나선 기자는 남북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를 물었다.
사실 이날 기자회견에서 20명의 기자들 질문 가운데 이 첫 질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가장 뜨거웠을 것은 명약관화하며 사실 윤 총장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은 어떠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공수처설치법과 검경수사권조정 안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권력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검찰 개혁을 또 한번 강조했다.
기자가 질문했던 대통령의 신뢰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피한 채 검찰의 권력과 개혁만을 언급했던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질문 역시 ‘윤석열 총장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가 어떠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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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명되기까지는 그 어느 정부 못지않게 여러 단계를 거쳤는데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자.
지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열흘도 지나지 않은 5월 19일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의 인사 배경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었다.
검찰총장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서울중앙지검장의 직급을 고검장에서 검사장급으로 낮추고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시켰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빌미를 달며 당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승진인사를 단행했던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 어느 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검장도 거치지 않고 검사장급이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라탄 인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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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난해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대통령 어록에 기록될 만한 바로 그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라는 대통령 어록에 기록될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답변에서도 검찰의 수사가 살아있는 권력이나, 과거의 권력이나 항상 엄정하게 수사돼야 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공정수사를 강조했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사건 및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울산 선거개입 사건을 지휘한 대검찰청 고위 지휘부를 모두 한직으로 좌천하고 그 자리를 이른바 친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을 채운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신년기자회견에서는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를 들먹이며 윤 총장이 검찰 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한 것이다. 흔한 말로 X가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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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검찰 개혁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검찰은 여전히 ‘검사스럽다’는 오명을 벗어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것처럼 검찰은 여전히 선택적으로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등 그릇된 수사관행에 분명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느끼는 공감대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된, 3대 수사를 시작하자마자 검찰의 좌천인사를 비롯해 검경수사권조정 및 검찰의 조직개편 등은 누가 봐도 청와대 수사를 겨냥한 일련의 행태가 아니겠는가.
조직개편에 따른 검찰의 후속인사까지 조만간 단행돼 현재 검찰이 펼치는 3대 수사가 흐지부지될 경우 국민적 분노는 또 어떤 모습으로 표면화될는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의 이런 생각은 최근 펼쳐지는 일련의 검찰개혁 등이 마치 제동장치가 풀린 자동차에 가속패달만 밟는 모양새이며 이로 인해 자칫 문재인 정부 말기에 부메랑처럼 또 다른 어떤 불행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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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혁신’, ‘포용’, ‘공정’, ‘평화’를 올해의 화두로 강조하고 있으나 ‘평화’ 이외에 어느 것 하나 필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단어가 없다.
청와대 안팎을 수사하는 검찰을 ‘개혁’이란 것을 빌미로 전광석화처럼 무능력하게 만드는 문재인 정부를 누가 ‘혁신’, ‘포용’, ‘공정’을 강조한다고 믿겠는가?
설 명절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머니 걱정하는 국민 상당수의 고민을 남북문제 또는 외교문제로 털어낼 수 있는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게다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라든가 불황에 따른 자영업자의 줄잇는 폐업 등 서민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질문은 물론 대통령의 언급조차 없었다.
대통령이 손을 든 기자들을 골라 질문하게 하는 등 자연스러움을 내보였다지만 마치 잘 연출된 신년 기자회견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일면이다.
이날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떠오른 질문 한가지다.
“임기의 절반 이상 지난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정권의 공정성이나 포용력, 혁신 및 검찰개혁의 속도감 등에서 국민적 신뢰를 받으시는지요? 반쪽의 신뢰 말고, 상당수 국민들의 신뢰를 말입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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