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의원, 정체성 와해의 강 건너갈까?

박기성 기자l승인2021.08.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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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사퇴를 밝히는 윤희숙 의원(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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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정치인들을 봐왔지만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처럼 극단적인 제스처를 보여주려는 정치인도 그리 많지 않을 듯싶다.
25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사퇴 및 대통령 후보 출마 사퇴 등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에서도 그렇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친이 매입한 농지와 관련, 불법 의혹이 제기되자 윤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윤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원직을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게 돌려드리겠다.”며 “이 시각부로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의 씨앗은 국회의원 사퇴 또는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 그 자체에 있진 않았다.
윤 의원은 권익위의 조사 발표와 관련, ‘끼워 맞추기 조사.’라거나 ‘우스광스러운 조사’라며 부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대선의 최대 화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패.”라며 “그 최전선에서 싸워온 제가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할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까지 했다.
부친의 불법 농지 매입의혹과 관련된 국회의원 사퇴의 변 치고는 자신의 몸집을 너무 키우려는 나머지 권익위의 조사 자체를 부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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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 부친은 지난 2016년 3월 농지 취득 자격을 얻고, 그해 5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의 논 1만 871제곱미터(3,300여 평)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당시 8억2000여만 원에 매입했다는 이 땅의 현 시세는 18억여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당시에 윤 의원이 세종시의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했다는 점에서 상당수의 국민들은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2016년을 전후로 주변에는 세종 스마트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해 세종 미래 일반 산업단지, 세종 복합 일반 산업단지 등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니 윤 의원 부친을 둘러싼 의혹이 괜한 의혹이랄 수 있는 것인지?
게다가 매입 당시의 윤 의원 부친의 나이가 80세이다. 농지 취득 자격을 얻었다 하더라도 논 3,300여 평의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를 매입했다?
필자도 20여 년쯤 전에 구청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 10평을 빌려서 고구마와 방울토마토를 경작해 본 경험이 있다. 한마디로 10평짜리 주말농장도 결코 쉽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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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독립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지난 아버님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권익위의 조사를 끼워 맞추기라고 비난했다.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의 정점을 지나면서 국민적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해부터 ‘추석 명절에라도 부모님이나 친척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마음인데 놀랍게도 윤 의원은 부모님의 이번 불법 투기 의혹과 관련, ‘독립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지난 아버님을 엮은 무리수...’라는 표현을 내뱉은 것이다.
윤 의원은 “아버지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족 간 왕래나 소통마저 강하게 부정한 윤 의원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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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농지 투기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자신의 정체성이 한순간에 망가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극단적인 제스처를 보였던 것이다.
현재의 투기 의혹이 하루 빨리 진화되지 않을 경우 윤 의원 개인에게는 치명타가 불을 보듯 뻔하다.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은 윤희숙 의원 이름 뒤에 따라붙는 심볼 마크가 된 상태다.
그러나 부친의 농지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윤 의원은 머릿속으로 곱씹었을 것이며 결국 서둘러 극단적 제스처로 국회의원 사퇴와 대통령 후보 출마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더더욱 가관은 사퇴 현장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보인 눈물, 눈물이다.(말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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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 경제학자 출신의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관련 문제들을 비판해오며 보수진영의 ‘정책통’으로의 입지를 다져왔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와 관련, 자신의 정체성 와해 위기에 서 있는 모양새다.
윤 의원은 얼마 전에 ‘정치의 배신’이라는 책을 저술한 바 있다.
책 표지에 윤 의원은 ‘혐오의 정치, 그 너머로 건너가기 위해 지금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것들’ 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필자가 이 칼럼을 쓰는 이유도 혐오의 정치, 그 너머로 건너가기 위해 지금 윤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윤 의원이 단순히 사퇴로 마무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바로 그것아니겠는가.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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