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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에서 멍 때리기를 즐기며 파도를 카메라에 담는 한 관광객의 모습. |
자영업자 A모씨 부부는 매달 한차례씩 바닷가를 찾아 ‘멍 때리기’를 즐기곤 한다. 처음에는 그저 바닷가에 서서 파도치는 바다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 쇼핑에서 의자까지 구입해 해변에 앉아 멍 때리기를 즐기곤 한다는 것이다.
A씨는 “뭔가 기분이 새로워지면서 일상의 복잡했던 것들이 파도에 다 씻기는 느낌.”이라며 “매번 바다를 찾을 때마다 최적의 멍 때리기 장소를 고르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의 이 같은 멍 때리기를 서울발로 보도했다.
29일(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인 멍 때리기(Hitting Mung)가 유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멍 때리기 현상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는 것이다.
WP는 한국 사회에 대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치솟는 부동산 가격, 길고 고된 업무 시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 속도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성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피난처를 찾는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인이 선택한 피난처가 바로 멍때리기다. WP는 ‘멍’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속어라고 설명하며, ‘멍때리기’는 업무 등 일상에서 일종의 도피를 하는 행동이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WP는 한국인들이 즐기는 멍때리기의 종류로, 요즘 같은 가을에 나무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숲멍’이나 모닥불을 쳐다보는 ‘불멍’, 물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물멍’ 등이 있다고 전했다.
WP는 멍때리기를 목적으로 생겨난 공간에 대해서도 소개하는 한편 손님들과의 인터뷰 내용까지 소개했는데 손님들은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 머리를 비운채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나니 굉장히 개운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자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카페가 ‘멍때리기 좋은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부산에는 한쪽 벽면의 스크린에 모닥불의 영상을 틀어놔 ‘불멍’의 기분을 낼 수 있는 카페에 손님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강화도의 한 카페에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거울멍’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강화도 카페를 방문한 김다정(32)씨는 WP에 “혼자 한적하고 여유롭게 경치 구경하고 커피 마시고 멍때리며 시간을 보냈다”며 “머릿속에 꽉 채우고 있던 생각들이 사라지자 막혔던 가슴이 뚫리고 긍정적인 기운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고 멍 때리기의 힐링 요소를 강조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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