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다시 문 열었지만…대전 유통시장 ‘매출 양극화’가 더 큰 벽

홈플러스 재개장 일주일째 다시 가보니... 박기성 기자l승인2026.08.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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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수) 오후 홈플러스 유성점 식품매장.

25일간 문을 닫았던 홈플러스가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대전·세종·충남지역 유통시장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재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대전지역 유통시장을 놓고 보면 최근 3년 동안 ‘잘되는 점포로 소비가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개점 이후 매년 매출을 늘리며 2025년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매출 규모가 2천억원 안팎에 머물면서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 같은 대전 유통시장의 양극화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공개된 백화점 점포별 매출 자료를 보면 대전신세계는 2023년 9,463억원 → 2024년 9,710억원으로 매출을 늘렸다.

당시 전국 백화점 상당수가 소비침체로 매출 감소를 겪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적이었다. 그리고 2025년에는 마침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히 매출액이 늘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대전신세계가 대전뿐 아니라 충청권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광역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19일(수) 오후 홈플러스 유성점 의류매장.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명품과 VIP 중심 전략 덕분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명품 수요가 주요 대형 점포로 모이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에서 소비할 돈이 없어서 유통업체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소비자는 존재한다. 문제는 어느 점포로 가느냐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상황은 대전신세계와 대조적이다. 2023년 대전점 매출은 약 1,913억원이었다. 2024년에는 1,975억원으로 3.2% 증가했다.

전국 백화점 시장의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성적이기는 했지만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전국 68개 점포 가운데 51위에 머물렀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롯데쇼핑 내부에서도 대전점의 매출 규모가 문제로 거론됐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이 비효율 점포의 매각·폐점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전점도 시장의 관심 대상으로 거론됐다는 뒷이야기도 존재한다. 물론 이것이 곧 대전점 폐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전신세계와 비교하면 두 점포가 걸어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

대전의 최근 유통시장 흐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강자 쏠림’이다. 대전신세계는 지난 2021년 8월 문을 연 지 불과 4년 만에 1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반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2천억원 안팎의 매출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갤러리아타임월드도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타임월드 매출은 2022년 7,362억원 → 2023년 6,766억원 → 2024년 6,265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결국 대전의 대형 유통시장에서 소비가 사라졌다기보다 경쟁력 있는 점포로 소비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19일(수) 오후 홈플러스 유성점 식품매장.

여기서 홈플러스 문제가 등장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13일부터 전국 67개 핵심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가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면서 8월 7일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기 시작해 지난 13일 본격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대전에서는 가오점과 유성점, 세종에서는 세종점, 충남에서는 논산점과 보령점이 재개장 대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문을 연 뒤 실제 매출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이다.

홈플러스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무엇일까.

바로 재개장 이후에도 매출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다. 특히 홈플러스는 현재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따라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실제 매출이 얼마나 회복되느냐는 단순한 영업실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대전의 소비자들은 홈플러스로 돌아올 것인가?’

▲ 19일(수) 오후 홈플러스 유성점 식품매장.

대전의 경우 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은 이미 대전신세계와 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 다양한 대형 유통시설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이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 및 창고형 할인점도 경쟁하고 있다.

특히 25일 동안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서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매장에서 장을 보는 데 익숙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매장을 식품과 생필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자체브랜드(PB)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의 본질적인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백화점처럼 명품과 패션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필요한 것을 싸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전략 자체는 합리적이다. 문제는 가격과 품질이다. 단순히 점포를 다시 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비자가 ‘홈플러스에서 사는 것이 더 싸고 편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8월 13일 정식 영업 이후 ▲일일 매출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객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객단가가 어떻게 변하는지 ▲신선식품 매출이 살아나는지 ▲납품업체들이 정상적으로 상품을 공급하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

특히 재개장 효과가 사라지는 8월 말~9월 초의 매출 흐름이 중요하다.

재개장 직후 할인행사 등으로 일시적인 매출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이후 다시 하락한다면 홈플러스의 회생 전망은 밝다고 보기 어렵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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