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발생하는 치매와 사람들이 간과하는 징후들'

전두엽 치매(FTD) 초기 증상, 정신 질환과 유사해 간과하기 쉽다고 워싱턴포스트, 4일 집중 보도 박기성 기자l승인2026.09.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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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사진 출처=대전선병원)

액션스릴러 영화 ‘다이하드’는 중년층 한국 팬들의 머릿속에 브루스 윌리스의 이미지를 오랫동안 각인시켜준 작품 가운데 하나다. 바로 그 브루스 윌리스가 전두엽 치매(FTD)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 또한 올드팬들에게는 충격적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4일(현지시간) ‘중년에 흔히 발생하는 치매와 사람들이 간과하는 징후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두엽 치매(FTD)의 초기 증상은 신경퇴행성 질환보다는 정신 질환처럼 보일 수 있어 간과하기 쉽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두엽 치매(FTD)에 대해 들어보셨다면, 아마도 브루스 윌리스나 웬디 윌리엄스 때문일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이 질환 진단을 받은 두 유명인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인 FT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워싱턴포스트가 집중적으로 기획 보도한 FTD에 대해 미디어대전이 재정리한 내용이다.

FTD는 비교적 드문 질환으로, 전체 치매 사례의 약 5~10%를 차지하며 미국에서는 약 5만~6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기 발병 치매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실제로 이 질환 진단을 받는 사람들의 60%는 45세에서 64세 사이로, 치매의 주요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 평균 연령보다 수십 년이나 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실제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 신경과학 연구소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전두엽 치매 센터 소장인 브래드 디커슨 박사는 “이 질환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진, 심지어 전문의조차도 경험이 부족해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FTD의 초기 증상은 공격하는 뇌 부위 때문에 더 흔한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크게 다르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신경학과 교수이자 에드워드 앤 펄 페인 기억 및 노화 센터 소장인 브루스 밀러는 “FTD는 종종 행동, 사회적 상호작용 조절, 중독, 의욕, 조직화 및 계획에 매우 중요한 뇌의 앞부분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두엽 치매는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처럼 기억 상실이나 사고력 저하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나 기분 변화로 먼저 나타난다는 것이다. 밀러 박사는 이것이 전두엽 치매가 종종 정신 질환으로 오인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두엽 치매가 다른 유형의 치매보다 일찍 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FTD 환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전에 진단받는다. 약 20%의 사례는 여러 유전적 돌연변이 중 하나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디커슨 박사는 이 중 두 가지는 뇌세포에 독성 영향을 미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생성하고, 다른 하나는 신경세포에 필요한 단백질의 결핍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쉽게 유전된다. 그는 이러한 유전자 중 하나라도 결함이 있는 사본이 하나만 있어도 거의 확실하게 전두엽 치매가 발병한다고 말했다. 즉,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의 자녀는 50%의 확률로 해당 돌연변이를 물려받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전자가 나머지 80%의 사례 중 일부에 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전두엽 치매 환자의 최대 40%는 가족력이 있다.

밀러는 궁극적으로 "유전적 원인을 가진 전두엽 치매(FTD) 사례의 수가 상당히 많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발병 연령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FTD와 관련된 유전적 변이가 있는 사람이라도 인지 활동을 활발히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증상 발현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두부 외상도 위험 요인으로 보고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놓치기 쉬운 전두엽 치매의 주요 초기 징후는 어떤 것들인가?
FTD의 증상은 뇌의 어느 부위에서 질환이 시작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만약 질환이 측두엽, 특히 좌측 측두엽에 처음 발생하면 말하기와 이해하기를 포함한 언어 능력에 영향을 미쳐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이라는 질환을 유발한다. 디커슨 박사는 이러한 유형의 FTD 환자는 신경과 전문의에게 의뢰되어 신속하게 진단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FTD는 대부분 전두엽에서 시작되며 초기 증상으로는 행동이나 성격 변화(행동 변형 FTD)가 나타난다는 것. 가장 흔한 증상들은 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의 징후로 오인되거나 스트레스, 소진, 심지어 중년의 위기의 영향으로 치부되기 쉽다는 것.

이러한 증상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무관심 : 밀러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는 데 흥미를 잃고, 움직임이 줄어들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덜 갖게 된다"고 말했다.
◇중독성 행동 : 밀러는 이들이 강박적인 음주, 약물 복용, 성행위 또는 위의 여러 가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 능력 상실 : 전두엽 치매 환자들은 배우자, 자녀, 친구, 직장 동료와 소원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 큰 이유 중 하나는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밀러는 말했다.
◇계획, 조직 및 금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 전두엽 치매(FTD)는 종종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감각 입력 조절 및 의사 결정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능력을 의미하는 실행 기능을 저해한다. 디커슨 박사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한 가지 예로, FTD가 없는 사람이라면 명백히 문제라고 여겼을 사기 사건에 희생된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억제력 상실 : 디커슨은 FTD(전두엽 치매)가 사람들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중화장실에서 문을 닫지 않고 소변을 보는 사람을 예로 들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디커슨 박사는 전두엽 치매 환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어 진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진단이 내려질 때쯤이면 질병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밀러 박사는 "전두엽 치매는 일반적인 알츠하이머병보다 진행 속도가 약 두 배 빠르며, 평균 수명은 7년에서 13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무감각증이 더욱 심해지고, 환자는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환자는 떨림과 같은 운동 장애를 겪기도 하며, 전두엽 치매 환자의 최대 30%는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ALS) 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ALS는 근력 약화, 근육 위축, 삼키기 어려움 등을 유발하는 운동 신경 질환이다.

이것이 바로 밀러가 "행동이나 성격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뇌, 특히 전두엽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기억해 두면 유용한 점은 치매가 흔히 기억력이나 추론 능력의 상실로 이해되지만, FTD의 경우 정리 정돈 능력의 상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디커슨 박사는 FTD의 초기 증상 중 상당수가 “이전에는 없었던 성격적 특성의 발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특히 부적절하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이 나타난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밀러 박사는 “조기에 진료를 시작하면 가족들이 증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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