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에 대한 관조(觀照)

마음 이야기(3) 어경선 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l승인2015.06.0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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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경선 원장

마음과 몸이 알려주는 메시지를 보고 서로 보조를 맞춰주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몸과 마음이 알려주는 메시지를 볼 수 있을까요? 익숙지 않은 것이라서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가만 보면 지나간 역사에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셨던 많은 인류의 스승들은 대개 이런 훈련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먼저 몸이든 마음이든 뭘 보자면 잠시라도 멈춰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볼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는 너무 시간이 없습니다. 너무 바쁩니다. 주마간산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렇게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말을 타고 달리거나 운전을 할 때는 더더욱 그렇지요. 물론 우리는 속도의 덕을 참 많이 보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급하게 살다보니 뭘 가만히 보고 있을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또 하나 뭘 제대로 보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즉, 몸과 마음도 다소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급류에 휩쓸려있을 때보다는 기슭에 서서 바라볼 때 급류의 흐름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우리의 몸과 마음은 급류 같기도 합니다. 해서 그 안에 풍덩 빠지기 보다는 한 발이라도 기슭에 걸치고 몸과 마음과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거리를 두고 잠시 멈춰서 바라봐야 합니다. 그러나 눈이 어딘가를 멍하니 보고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이 그것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도 잘 보려고 하면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의 초점을 보고자 하는 것에 맞추고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고 있자면 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순간순간 몸을 자극하는 다양한 감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 감각이 느껴지면 이미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그에 따르는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반응하고자 하는 의도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또 천변만화하는 생각들과 가벼운 흔들림부터 요동치는 것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보입니다. 역시 생각과 감정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그것에 반응을 합니다. 하지만 반응하고자 하는 의도까지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생각들이 명멸합니다. 감정이 격하게 요동치기도 하고 혹은 잔잔한 호수면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잔잔한 수면도 가만히 바라보면 희미하게 여울이 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익숙지도 않거니와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한 순간도 정지되어 있지 않고 그 변화에 반응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반응하고자 하는 의도마저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 고요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정적을, 침묵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고요나 정적을 얻기 위해 보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수입도 꽤 짭잘합니다.


어경선 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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