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김완하 (시인.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l승인2016.02.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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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문학. 예술인에게 필요한 것은 과감한 쿠데타이다. 그들의 ‘스폰서’(물주)로부터의 미련 없는 결별이다. 그들이 자기의 물주를 생산의 비호인으로서 갖고 있든, 소비의 고객으로서 갖고 있든, 어쨌든 그들 개개인의 결별이 아니라 집단적인 결별이라면 좋다. 그리하여 대중의 정의와 양심의 역사적 대하(大河) 속에 흔연히 뛰어들 때 비로소 문학. 예술은 고래(古來)의 그 환락의 수단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것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서두에 실린 네 번째 글 ‘단상 메모’이다. 신영복, 그는 20대 중반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20일 동안이나 복역하다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하였다. 뒤에 사면 복권되어 성공회대학교 정식교수로 임명되고 퇴직한 후에는 석좌교수로 재직하다가 2016년 1월 15일에 타계하였다.

그가 낸 첫 번째 저서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98년 8월에 첫 출간된 이후 2016년 1월까지 71쇄를 발행하고 있다. 이렇듯 뒤를 이은 그의 저서 십여 권은 또한 발행 즉시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갔다. 이렇게 한국사에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자기 한계를 넘어선 여러 명의 인물이 이어지며 끌고 왔다.

▲ 김완하 교수

이상의 몇 줄로 요약한 그의 생애와 저술활동은 가히 한국사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더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서도 그 열정 전혀 시들지 않았으며 더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는 것. 그의 정신은 인간의 가장 깊은 곳과 넓은 곳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가 닿아 인간으로서의 권위와 존엄을 함께 지켰으니. 아, 그 정신은 그의 글에 표현된 다음의 몇 마디에 각인되어 있다. “세상이란 관조(觀照)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대상이다.”, “퇴화한 집오리의 한유(閒遊)보다는 무익조(無翼鳥)의 비상하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이 훨씬 훌륭한 자세이다.”, “인간의 적응력, 그것은 행복의 요람인 동시에 용기의 무덤이다.”, “인내는 비겁한 자의 자처(自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그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조차도 생을 포기하지 않게 했던 그의 신념이자, 그의 온몸에 피의 언어로 새긴 경전일지니.


김완하 (시인.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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