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세돌을 울린 기술의 실체는?

KAIST에 온 구글 딥마인드 CEO 하사비스 박사 박기성 기자l승인2016.03.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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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딥마인드 CEO 하사비스 박사

구글 딥마인드 CEO 하사비스 박사가 11일(금) 오후 KAIST 정문술빌딩에서 KAIST 학생, 구성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하사비스 박사는 “며칠 동안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9단 프로들조차 이처럼 복잡하고 막상막하 경기에서 누가 이기는지 서로 편이 갈라져 쉽게 알 수 없었다. 평가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 이세돌과의 대전에서 불안했지만 우리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게임을 치르면서 중반 이후부터 잘하고 점점 더 자신감을 얻었다. 이세돌 역시 게임의 대부분에서 자신이 밀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할 때 흥미로웠다. 알파고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9단 프로들은 그걸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사비스 박사는 또 “알파고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인터넷 바둑 게임과 대국을 펼쳤다”며 “가장 유명한 크레이지 스톤과 젠과 경쟁(아마추어 8,9단 정도)한 결과 495번 게임에서 494번 이겼다”고 알파고의 높은 승률을 밝혔다.

이어 하사비스 박사는 “작년 10월 유럽 참피언 판 후이와 알파고 대국을 펼쳤다. 알파고가 5-0으로 이겨 인간 프로를 이긴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이 결과는 또 몇 달 전 네이쳐 표지 논문으로 나온 바 있다. 알파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 요약분이다.
(미디어대전은 강연 내용 가운데 이세돌 9단과 관련된 바둑 부분을 앞쪽으로 편집했다.)

▲ 하사비스 박사의 강연에 KAIST 학생 및 관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을 실질적으로 응용하는 것이다. 딥블루 이후 인공지능이 깰 수 없는 벽으로 남은 것이 바둑이다.

바둑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한 게임이다. 바둑판이 달라질 수 있는 복잡성은 10의 170 제곱. 우주 속 원자보다 더 많다. 게임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0의 700제곱. 바둑은 직관과 연산이 필요하므로 우리는 패턴 인식과 플랜이 필요했다.

주요 도전 과제는 1)조절 가능한 수준에서 바둑알이 갈 수 있는 서치 공간을 줄이는 것. 2)어떤 바둑판에서 누가 이기는지를 평가하고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며칠 동안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프로들조차 누가 이기는지 쉽게 알 수 없었다.

딥러닝과 심화학습이 바둑에서 잘 활용될 수 있다. 직관적이고 연산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 대국에서 알파고가 강한 줄은 알았다. 모든 버전까지 대국을 했다. 이세돌과 대결한 새로운 알파고는 2개의 신경망(neural network)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책망(policy network)을 활용해 다음 수를 예측해 이길 수 있는 수만을 고려하도록 서치의 폭을 줄였다.

며칠 동안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9단 프로들조차 이처럼 복잡하고 막상막하 경기에서 누가 이기는지 서로 편이 갈라져 쉽게 알 수 없었다.

평가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 이세돌과의 대전에서 불안했지만 우리는 자신감이 있었다. 게임을 치르면서 중반 이후부터 잘하고 점점 더 자신감을 얻었다. 이세돌 역시 게임의 대부분에서 자신이 밀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할 때 흥미로웠다. 알파고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9단 프로들은 그걸 알지 못했다.

체스(20개 움직임이 있다면)와 비교해볼 때 바둑은 더 복잡(200개)하다. 체스는 설명될 수 있는 논리적인 계산이지만 바둑은 종종 고수조차 왜 그렇게 돌을 놓는지를 모를 정도로 경험과 연륜에 의한 무의식적인 직관에 의존한다.

바둑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으므로 체스처럼 물리적인 계산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에 따른다. 바둑에는 체스처럼(퀸와 기사의 포인트가 다른)물리적인 개념이 없다. 체스는 판을 보고 대충 계산이 되어 누가 이기는지 알 수 있다. 바둑은 불가능하다. 바둑알 가치가 같고 누가 어느 영역을 차지했는지 알 수 없다.

(알파고는)딥 신경망과 러닝으로 바둑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두 개의 신경망 구축, 10만 인터넷 바둑 서버에서 인간 expert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 입력했다. 아마추어 수준 정도다. 이들 데이터를 통해 정책망을 훈련시켰다. 슈퍼바이저(사람이 가공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러닝 방식으로 훈련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람이 어떤 위치에 바둑알을 놓은 지를 연구하고 이를 모방하는 훈련을 했다.

심화학습을 이용해 인간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잘하기 위해 훈련했다. 그래서 이전의 정책망보다 성능이 80% 더 잘 나오는 새로운 정책망을 만든 것이다. 이 새로운 정책망을 30 million 게임을 더 훈련시켰다. 30 million 위치(게임)를 훈련시킨 결과를 가지고 가치망을 훈련 시켰다. 30 million 위치에서 누가 이길 건지를 예측하도록 했다. 정책망 가치망에 몬테카를로 서치와 롤업 폴리시를 통합해 알파고 구축했다. 정책망은 서치의 폭을 줄여주고 가치망은 서치의 깊이를 줄여서 적정수준에서 프로세싱이 가능하도록 했다.

알파고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인터넷 바둑 게임과 대국을 펼쳤다. 가장 유명한 크레이지 스톤과 젠과 경쟁(아마추어 8,9단 정도)한 결과 495번 게임에서 494번 이겼다. 4수를 져주고도 75% 승율, 알파고는 distributed machine에서 더 강하다.

작년 10월 유럽 참피언 판 후이와 알파고 대국을 펼쳤다. 알파고가 5-0으로 이겨 인간 프로를 이긴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머신러닝, 인공지능,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이 결과는 또 몇 달 전 네이쳐 표지 논문으로 나온 바 있다. 알파고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면 된다.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강한 줄은 알았다. 우리는 이전에 개발된 모든 알파고 버전과의 수백만 번 대국을 통해 새로운 알파고가 강한 줄 알았다. 판 후이와의 대국 이후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했기 때문에 강한 줄 알았다. 우리는 이세돌이 얼마나 판후이에 강한지 알고 있었고 그에 맞춰 새로운 알파고가 예전의 알파고에 비해 강한 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대국 전에 불안했던 것은 많은 수의 훈련을 통한 알파고 데이터가 오버피딩되는 것이다. 이세돌을 선택한 것은 그의 창의적인 바둑과 대국 스타일 때문이다. 우리 알파고의 약점을 가장 잘 파악해줄 선수 같았다. 내부적인 알파고 대국에서 현재의 알파고 성능이 너무 강해 우리 스스로 평가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국을 하게 된 것이다. 다음 세 번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잘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가 사용한 컴퓨터 파워는 판후이 매치와 유사하며 50-100 GPU 수준이다. 몬테카를로 서치를 사용하는 경우 병렬 컴퓨터를 너무 많이 쓰면 오히려 축소된 결과를 얻음. 네이처 논문 보충자료로 낸 거에 파워를 많이 사용하는 게 높은 성능을 가져 오지 않는다는 커브를 그려놓았다. 우리는 하드웨어 측면이 아닌 알고리즘적 발전을 가져 오기 위해 연구. 이번 대국에서는 distributed version의 알고리즘이 쓰여 그 자체로 물론 성능이 높다.

우리는 대국에서 이기는 것보다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이겼는지 아는 게 더 중요하다. 딥블루는 손으로 만든 데이터 활용, 알파고는 정제되지 않는 데이터에 스스로 학습한다. 체스는 모든 수를 입력한 방대한 자료 사용, 알파고는 2개의 신경망을 이용해 선택된 선정된 자료만 사용한다. 딥 블루는 초당 200 million 위치 서치, 알파고는 초당 십 만개 서치한다. 이는 알파고가 더 인간에 가깝다는 증거다. 딥블루는 기계적으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처리한다면 알파고 신경망을 통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선택된 소수의 정보만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이 무의적인 직관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인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없다. 물론 아직 인간처럼 정교하지 않지만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계가 스마트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컴퓨터에 프리(pre) 프로그램밍과 솔루션을 넣고 컴퓨터가 이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기계를 가르치는 것인데 스스로 학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계에 주는 것이다.

딥마인드는 지난 2010년 창립해 2014년 구글에 의해 인수됐다. 합병 후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연구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 분야의 아폴로 프로그램(인류가 달에 첫 착륙한 우주선처럼)이 되고자 한다.현재 200여명의 연구원이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이 분야 최대 규모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여러 분야의 과학을 조직화해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 야심찬 포부, 융합적인 협력을 창업과 산업계에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구자와 민간 산업계의 에너지, 집중력, 효율성, 리소스를 연계해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딥마인드 미션은 두 단계로 요약된다. 1) 지능을 만들어라. 2) 이 지능을 다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라. 딥마인드는 학습 알고리즘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범용 목적을 가진 학습 기계 개발이 최종 목표다. 여기에는 두 개의 키워드가 있다. 범용과 학습. 여기서 배운다는 의미는 알고리즘이 사전에 프로그램 되지 않고 인간에 의해 손으로 만들어진 데이터가 아닌, 가공되지 않은 입력 자료로부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용이란 하나의 시스템 혹은 개발된 일련의 알고리즘이 한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러 상황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범용인공지능(AGI)라 한다. AGI는 어디에서도 유동적으로 적용가능하며 이는 흔히 지금 많이 연구되고 있는 전통적인 인공지능 즉 좁은 의미(narrow)의 인공지능(AI)과 구별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 폰의 쉬리 같은 인공지능은 한 가지의 과제만을 해결하도록 개발된 것이다.

AGI와 AI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예로 IBM의 딥블루와 체스 플레이어 가리 카스파로프와의 경기가 있다. 1997년 딥블루가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겼는데 이는 인공지능의 분수령이라 할 만큼 과학기술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딥블루의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는 한 가지 기능만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는 좁은 도메인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이를 진정한 인공지능이라 보지 않는다.

우리는 일반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심화학습개념을 활용했다.

에이전트(인공지능)는 두 가지 기능을 통해 현실을 인식한다. 1) 인공지능에 탑재된 감각센서(딥마인드는 시각을 이용하지만)를 사용해 현실을 관찰. 관찰된 현실은 시끄럽고, 복잡하고, 미완성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세계다. 인공지능이 하는 첫 번째 일은 관찰된, 미완성된 불확실한 자료에 근거해 현실을 가장 근접하게 나타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관찰이 이루어질 때마다 이 모델을 업데이트 하는 것이다.

2) 모델이 만들어지면 에이전트는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특정 행위에 대한 결과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플랜(plan)을 만든다. 여러 개의 플랜을 만들어 각각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후 최종적으로 주어진 그 순간적인 상황에서 어떤 플랜이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가장 근접하게 달성할 수 있을 지를 결정하고 액션을 내놓게 된다. 그 액션이 목표 달성에 미흡하면 다시 환경을 관찰하고 플랜을 짜고 새로운 액션을 내놓는 주기(사이클)를 형성한다.

내가 인공지능을 하는 철학적인 이유는 1) 정보의 과부하. 유전자 정보, 물리학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가 나온다. 2) 시스템의 복잡성. 기후변화, 입자물리학, 거시경제, 질병 등 점점 더 복잡해지는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메타 솔루션으로 쓰이길 원한다.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의 과학, 의학 등에 쓰여 이들 분야의 발전을 더 빨리 가져 오길 바란다. 나의 꿈은 인공지능 과학(ai scientist) 혹은 인공지능 지원(ai-assisted science)과학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모든 새로운 기술처럼 인공지능도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쓰이길 바란다.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나 이걸 우리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영향력이 달라진다. 창의성, 꿈, 의식 등 인간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데 인공지능이 사용되길 바란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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