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세속의 연결고리

집의 의미 김억중 한남대 건축학부 교수l승인2015.06.2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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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억중 교수의 삽화 '집'

건축, 하늘-땅-사람 사이 인연을 맺어주는 것

자효(自詨)라 했던가, 새들도 제 소리를 내며 우는 것처럼, 대지도 그 만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암호로 그득한 대지의 발신음들을 잘 들어보면, 그만의 고유한 특성이 드러난다. ‘그 자리’만의 독특한 사유 흔적이 퇴적층처럼 쌓인 집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런 집 곳곳에는 하늘, 땅,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사랑의 시선이 녹아들어 있다.

히브리어로 사람을 아담(Adam)이라고 하는데, ‘흙, 대지’라는 의미를 지닌 아다마(Adama)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곧 신성한 대지의 일부분이라는 뜻이다. 대지 위에 집은 ‘그 자리’에 하늘이 내린 자연(自然), 땅이 점지한 지리(地利), 사람이 염원하는 삶(生活)에 따라 구체화된다. 비록 뚜렷하게 구분 지을 수는 없겠으나 이들 3가지 발신음들은 좋은 집을 짓기 위한 사유의 텃밭이다. 그러므로 대지를 스쳐지나 가듯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정경을 꼼꼼하게 읽으려는 자세가 소중하다. 의사가 청진기를 대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보고, 병의 내력을 자세히 알아보아 근원을 헤아리듯... 그래야 대지에 스며있는 고유한 메시지들을 집 속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요컨대 건축은 하늘-땅-사람 사이 인연을 맺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김억중 한남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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