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성구청, 골목길에 보행자 전용도로 만들며 "돈 펑펑 낭비"

'궁동지구 보행환경 개선사업'에 주민 불만 고조 박기성 기자l승인2016.06.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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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구청이 궁동로 일원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면서 볼라드 대신 값비싼 대리석 시설물을 설치,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유성구청이 궁동일원에 충청권 최대의 대학문화의 거리를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보행로 정비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주거환경과 맞지 않게 시행된 정비 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유성구청은 국비 20억 원과 시비 20억 원 등 모두 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궁동지구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2014년~2016년에 걸쳐 1·2단계로 나눠 실시중이다.

보행환경 개선사업으로 ▲대상지내 보행자 전용도로 및 우선도로 조성을 비롯해 ▲보행안전 시설 설치 및 기반시설 정비 ▲어린이 및 노인보호구역 안전시설 정비 등을 펼치고 있다.

유성구청은 1단계로 유성구 궁동 392-2번지 일원 사업을 마무리한데 이어 궁동 441번지 일원의 2단계 사업을 시행중이다.

1단계 사업 가운데 궁동로의 경우 유성구청은 폭 1.5m의 보행자 전용도로를 구분하는 한편 이곳에 차량의 주정차를 금지하도록 하는 노란선을 확보해놓고 대리석 시설물을 설치, 차량의 주정차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도로 폭이 줄어들어 차량의 교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좁은 이면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리석 시설물을 설치해 두 사람이 함께 걷기에도 불편할 정도다. 명칭만 보행자 전용도로일 뿐 오히려 보행자들의 불편만 초래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주정차 금지를 위해 공공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설치하는 볼라드가 아닌 고급 대리석으로 벤치개념의 시설물을 설치, 주민들로부터 예산낭비라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궁동성당의 한 관계자는 “본래 좁은 길인데 이런 불필요한 시설물을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화재 발생 등 위급상황 시 소방차량이 아예 다닐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차량 주차를 위해 주민들이 대리석 벤치를 뒤로 밀어내는 바람에 얼마 전에는 (유성구청에서 동원한)포크레인이 시설물들을 다시 제 위치로 돌려놓기도 했다”고 제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주민들은 '좁은 골목길에 보행자 전용도로 설치로 정작 이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야간에 차량 주차조차 못할 뿐 아니라 차량의 접촉 사고도 빈번하다'는 불만까지 털어놨다.

한빛아파트 주민인 손영란 주부는 “도로의 한쪽에는 대리석 벤치로, 다른 쪽에는 차량주차로 인해 예전과 달리 차들이 교행하기 조차 어려운 도로가 됐다”며 “대리석 벤치가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차가운데 이곳에 앉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유성구청이 아무리 부자 구청이라지만 이런 시설에 헛돈을 써야 되겠느냐?”고 항변했다.

궁동로 인근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정의씨는 “본래 교행이 편리하던 도로가 아예 반쪽도로가 됐다. 낮에는 주정차단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밤에는 주민들이 주차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이용하지도 않는 대리석 벤치를 만들어 밤에도 주민들이 주차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구청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 손잡고 걷기 조차 불편한 보행자전용도로.

궁동로 인근에 사는 최 모씨(충남대 환경공학과 4년)은 “이 시설물로 인해 차량의 교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야간이면 차량들이 교행하려다 시설물에 부딪쳐 파손되는 광경을 많이 목격했다”며 “벤치라고 설치했지만 이곳에 앉는 사람을 못 봤다. 여름에 달궈진 대리석에 누가 앉겠느냐. 밤이면 주민들이 주차를 위해 무거운 대리석을 이리저리 밀고 애물단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청의 한 관계자는 “보행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1단계 사업 시작 이전에 주민협의체 대표들과 회의를 통해 사업에 대한 소통을 나눴는데 이제 와서 불편하다는 말만 늘어놓으면 어찌하느냐”고 당혹스러워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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