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정명희미술관

제대로 건립된 미술관 없이 기증부터 받아 부실논란 자초 박기성 기자l승인2017.02.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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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 산하 대전평생학습관이 운영 중인 정명희미술관이 운영 미숙과 작품 보관 장소 부재 등을 이유로 기증 작품 1396점 모두를 대전시립미술관에 무상으로 양도하고자 공문을 보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명희 화백의 기증작품들이 마치 ‘골칫덩이’로 전락한 모양새다.

정명희미술관과 기증작품들이 이 처럼 돼버린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난 2011년 김신호 전 대전시교육감과 정명희 화백 사이에 제대로 된 미술관 건립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작품 기증이 서둘러 진행되면서 야기된 것으로 교육계와 미술인들은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8월 정명희 화백은 작품 1396점을 대전시교육청 'Happy 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에 무상기증 했으며 대전시교육청은 이듬해인 2012년 9월 ‘금강의 희로애락’ 전시회 때에 맞춰 대전평생학습관 내 302호에 정명희미술관을 개관, 관리해오고 있다.

당시 김신호 교육감이 추진했던 'Happy 스쿨 대전교육사랑운동'은 학교에 기부하고자 하는 독지가나 기업가를 찾아내 연결하는 교육재정 유치사업이었던 것.

교육재정 유치사업에 1396점의 작품기부를 꿰맞춘 결과, 유치사업 실적은 부풀려져 사회적 눈길은 끌었을지 모르나 기부 이후 제대로 된 미술관조차 준비 안 된 탓에 시간이 갈수록 관리부재와 제반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전시의회의 대전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참석 의원들은 ‘미술관이 방치되고 있다’며 ‘새로운 전시 공간 확보 방안 마련 등 활성화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작가들의 작품 기증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이 전시될 미술관의 건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미술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이번처럼 많은 작품을 기증할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원로 서양화가 신현국씨는 “미술관을 건립하거나 건립 플랜이 뚜렷하게 세워진 후 기증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데 평생학습관에 미술관이라고 만들면 작가의 품위 손실은 물론 제대로 운영이 되겠느냐. 아울러 뒤늦게 문제가 있으니까 시립미술관으로 떠넘기려하는 것도 유치한 행태다. 기증 작가 역시 기증 후에는 개인적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시립미술관에 양도의사를 타진한 대전평생학습관은 ‘시립미술관측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는 미디어대전의 기사를 접한 후 “좋은 방안이 나올 때까지 보존방안이라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전평생학습관 장흥근 관장은 “장기적·단기적 대책을 모두 검토해보고 있다”며 “정명희 작가는 폐교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작가의 말이고 우리측에서는 작품의 보존이나 보관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입장”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명희미술관에 배정된 2017년도 예산은 고작 1000만원에 불과하며 학예사 1명 없는 명칭만 미술관인 셈이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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