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으려던 한강, 마음 바꾸게 한 전 남편 말 한마디

최근 한 SNS에서 누리꾼들에게 잔잔한 감동 선사 박기성 기자l승인2024.10.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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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YTN 화면 캡쳐).

2024년 가을,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K-문학의 저력이 전세계에 울려퍼진 가운데 한강의 전 남편인 홍용희 평론가의 말이 재조명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올여름 길고 길었던 폭염에 지치고, 정치권의 폭정에 지치고, 비틀대는 경제상황에 지친 국민들에게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담긴 한강 작가 남편의 말 한마디는 보는 이들에게 따스함마저 전해주고 있다.

최근 한 SNS에는 ‘애 안 낳으려고 했던 한강 작가가 설득된 말’이란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서는 출산에 부정적이었던 한강 작가의 마음을 되돌렸던 전 남편 홍용희 평론가의 말을 재조명하며 ‘엄마 생각나네’ ‘진짜 아름다워서 눈물난다’ ‘낭만적이다’ 등등 누리꾼들의 많은 댓글이 게시됐다.

화제가 된 해당 게시물은 다름 아닌 지난 2000년 문예잡지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한강의 자전소설인 ‘침묵’의 내용 일부다.

한강 작가는 홍용희 평론가와 결혼한 지 2년쯤 됐을 때 자녀 계획을 주제로 남편과 대화를 나눴는데 한강은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다.”며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언급했던 것.

그러자 당시 남편인 홍용희 평론가는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잖아?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게 한다고 해도 죄짓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 작가는 여전히 “그 아이가 이런 생각에 이를 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라며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니고… 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냐.”고 걱정이 앞섰다는 것이다.

이에 홍용희 평론가는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이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라며 "그런 것 다 맛보게 해 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 주고 싶지 않냐."고 낭만이 깃든 말로 답변했던 것이다.

당시 남편의 말에 느닷없이 웃음이 나왔다는 한강은 "다른 건 몰라도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로 느껴졌다"며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생각하며 웃음 끝에 나는 말을 잃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일화가 담긴 글이 게시되자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진짜 아름다워서 눈물난다’ ‘낭만적이다’ 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작년 겨울 추운 아침 아이가 옷 갈아입기 싫어하길래 이불을 내머리 위에 두르고 텐트처럼 만들어서 그 안에서, 내 품안에서 옷 갈아입게 했더니 아이가 엄마. 엄마도 나처럼 사랑받고 자랐어? 하는 물음에 정말 인생 최고의 행복을 느꼈거든. 사랑을 원하는 이에게 원 없이 쏟아부을 수 있는 것도 그걸 알아봐 주는 것도 정말 해 볼만한 경험이야.”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게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삶을 고통으로 인식해 출산에 부정적이었던 작가님이 남편의 말에 자기 삶에도 진실한 즐거움이 있었다는 걸 상기하게 된 것 같아 좋다"고 댓글을 남겼다.

한편 지난 10일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한 한강 작가는 풍문여고와 연세대학교 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등단했다.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과 딸 한강 작가는 국내 처음으로 ‘이상문학상’을 부녀가 모두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참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며 "정말로 놀랐고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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