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100명 발 묶인 병원, 전쟁터 방불

박기성 기자l승인2015.06.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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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100여명의 입원환자가 발이 묶인 대전의 A병원 모습이 마치 비상사태를 연상하게 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으로 인해 지난 2일 입원환자들의 병원 출입이 통제된 대전의 A병원이 통제 나흘째를 맞고 있다.

5일 낮 기자가 확인한 이 병원은 말 그대로 비상사태에 돌입한 모습 그대로다.

병원의 모든 근무자들은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출입구 입구에 신발 소독제와 손 소독제를 비치해 출입하는 사람마다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소독제 냄새가 병원 밖에도 심하게 날 정도로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경찰 순찰차까지 정문 앞에 주차돼 있어 마치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나마 지난 3일 오후부터 내과와 외과계열은 진료 중이나 메르스와 관련된 소문 탓인지 환자들의 발길은 끊긴 상태다.

현재 이 병원에서 발이 묶인 입원 환자는 문제의 51병동 환자 30명을 포함해 모두 1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꼼짝없이 이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가족을 면회할 수도 없으며 다만 가족들이 보내온 음식을 병원 측이 전달받아 이들에게 전해줄 뿐이다.

이 병원은 개원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병원 주변 조경작업 조차 끝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이번 메르스 파문은 이 병원 직원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개원 당시 의사 27명, 간호사 120명으로 출발했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간호사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병원을 떠났다”며 “간호사 뿐 아니라 청소요원이나 주차요원, 식당 영양사 등 상당수가 그만둬 직원들 사기가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각종 루머가 직원들을 괴롭힌다는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저 병원에 다니면 절대 상대하지 말라’거나 ‘병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거나 심지어 특정 물품을 수거해가야 하지만 수거조차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발이 묶인 입원환자들 사이에 병원비 문제와 간병인 피해보상 문제가 어느새 들먹이고 있어 병원 측이 곤혹스러워 하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 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 메르스 의심자 20여명도 자가 격리 중”이라며 “3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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