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부정채용 관련, 내부고발자의 호소문

박기성 기자l승인2016.03.24 16:5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대전도시철도(사장 차준일) 직원 부정채용과 관련, 대전시가 24일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사태의 내부고발자인 황재하 경영이사를 해임키로 결정하자 황 이사가 이에 반발, 도시철도 내부 통신망에 사건 전모를 밝히는 장문의 글을 올리는 등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사장의 단독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진행된 부정채용과 관련, 이를 지켜본 황재하 경영이사가 부정채용의 부당성을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지인을 통해 언론에 알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부정채용을 단독 지시한 차준일 사장 이외에도 내부고발자인 황재하 경영이사까지 해임키로 함에 따라 도시철도 직원들로부터 ‘부당한 과잉 처벌이 아니냐’는 반발까지 야기시키면서 향후 이를 둘러싸고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전망이다.

황재하 경영이사는 대전시의 해임 결정 사실이 알려지자 도시철도 직원들이 볼 수 있는 내부통신망에 장문의 글을 통해 이번 직원 부정채용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사안이었음을 토로하고 있다. 내부고발의 당위성을 밝힌 것이다.

황재하 경영이사는 장문의 글에서 '우리공사 공채출신 여러분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자가 바뀌는 일...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그 증거를 확보 해 놓았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그는 '한 술 더 떠서 그 과정에서 떨어진 S씨를 우리공사에 취직시키려는 시도가 또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고 밝혔다.  

황재하 경영이사는 미디어대전과의 전화통화에서 “대전시에서는 부정 채용에 대한 관리책임을 들어 나까지 해임을 결정했다고 말한고 있으나 향후 (직원들과 함께)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라며 “채용과정의 부정개입에 대해서는 권익위원회에도 신고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사태와 관련, 대전도시철도 직원인 C모씨는 “부정채용을 경영이사도 못 막았으니 해임시키겠다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도시철도공사의 향후 미래를 위해 내부 부정을 외부에 알린 것은 용기있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내부고발자라는 이유로 해임시키는 것은 대전시가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될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다음은 황재하 경영이사가 도시철도 내부통신망에 올린 장문의 글 전문이다.

 

공사 가족여러분

여러분 놀라셨죠? 저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우리 공사간부 한 분은 가슴이 저려온다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고민했습니다. 접을까 눈 감고 넘어갈까도 생각했습니다만 공개채용시험 비리를 눈감아 주면 차준일 사장은 앞으로 그 어떤 일도 마음대로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조직 공사의 미래를 위해 결단이 필요 했습니다.

열정이 넘치는 사장
비전을 제시한 사장
현장을 중시하는 사장

그래서 첨엔 코드가 맞는 분이 사장으로 왔다는 생각에 참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함께하면서 말은 다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여러분은 못 느끼셨나요?

당신이 분명히 그렇게 말 해놓고도 중간 상황이 안 좋아지면 직원들에게 뒤집어씌우고...자기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합니다.

이번 신규채용 과정에서 제가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절대 공정성 유지’

그런데 그렇게 강조했던 공정한 시험관리가 무너져버렸습니다.
사장의 지시를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공정한 시험관리를 수없이 강조했는데도 필기시험에서 5배수, 7배수를 합격시키고, 사장이 면접관을 모두 지정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았고, 차사장에게 항의도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지시한 사람이 점수에 미달되자 먼저 사장에게 보고하였고, 사장은 일부 면접관에게 전화해서 점수를 수정 해 주기를 요청, 담당자가 찾아가 면접점수를 수정 해 오는 등 점수조작은 이미 도를 넘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더 이상 진행시키지 말라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사장 지시대로 이것저것 손대다보니 억울하게 떨어진 사람이 있고, 어부지리로 합격한 사람도 생긴 것입니다.

우리공사 공채출신 여러분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자가 바뀌는 일...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그 증거를 확보 해 놓았습니다.

면접점수를 사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런 행위를 해놓고도 별게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이런 일을 경영이사도 모르게 하고 싶었던 사람...

경영이사가 그 부정행위에 이의를 하자 어떻게 알았는지를 질책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말이 되는가, 정상적인 CEO인가?

한 술 더 떠서 그 과정에서 떨어진 S씨를 우리공사에 취직시키려는 시도가 또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이렇게 차사장은 자기가 하고자하는 일은 그 무엇이든 하고야마는 사람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지켜보는 공사 이전문제도 그렇습니다. 실익보다는 명분을 키워서 자기 치적으로 삼으려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대수익 만을 앞세워 다른 것 다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물론 조직운영이 현장중심이어야 한다..맞는 말이죠.

그런데 판암 기지로 이전하면 현장기능이 얼마나 강화됩니까?
실제로 효율적인 방법 맞나요? 임대료는 기대치만큼 들어오나요?

기대수익과 부풀린 명분을 앞세워 무리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스러웠고 지금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서두를 일이 아니다 차근히 준비해서 가자고..간부들에게 얘기했지만 아무도 사장에게 얘기하는 간부가 없었습니다.

우리직원들이 감내 해야 할 어려움들, 보이지 않는 리스크는 감안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끝까지 고집하는 모습에 사실 화가 납니다. 사장은 간부들에게 직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공사 간부들이 지금 자기목소리 낼 수도 없는 분위기 아닌가?
몇일 전 K모 처장이 자기의견 이야기 하다가 눈물 빠지도록 혼나는 것을 보면서...

경영이사까지도 자기의견에 반하면 무시를 해 버리고 의사결정과정에서 경영이사가 낸 의견이 자주 묵살됩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차사장이 경영이사로 있을 때 업무담당라인에서 반대를 함에도 추진했던 사업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느 정도 효과(에너지 효율)를 내는지 아는 분 있습니까?

그 성적서를 보면 여러분도 다 놀랄 겁니다.

투자비 대비 손익분기점이 40년입니다. 거기에 배터리 수명에 따라 몇 년에 한번 7-8억원 추가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또 유지관리비는 안 들어갑니까?

처음 설치했던 대동변전실 ESS는 지난 해 철거했지요?
이런 사업을 왜? 누구를 위해..무엇을 위해 했단 말입니까?

당시 K기술이사, 팀장, 처장이 모두 반대하는데도 경영이사인 차준일이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는 것 아닙니까?

지난 10년 우리공사를 지켜온 공사 가족여러분~!!

정말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런 잘못들이 반복되는 것을 원치않으시죠?
그래서 이번사건을 여러분도 동의 해 주실거죠?

우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흔들리지 맙시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책임 질 부분이 있다면 지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내가 마무리해야 합니다. 또다시 어떤 음모로 접근 할지 모릅니다.
지금 밖에서는 이번 사건을 황이사가 차사장을 쫓아내기 위한 내부고발 쯤으로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려했던대로 대전시는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장, 경영이사까지 해임 발표를 했습니다)

정의가 무엇입니까? 잘못 된 일을 바로잡는 것 아닙니까?

우리 조직 내에서라도 또 다른 오해와 편견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질 못했습니다.

이번기회에 잘못된 고리를 끊어 버립시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동참해 주셔야 합니다.
사장이 부당한 지시를 하면 거절 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함께해야 바로 잡힙니다. 간부들이 소신껏 일 할 수 있는 분위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참아야지’ 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했지만 차사장이 개선 여지가 전혀 없고 앞으로 남은 2년 반...그 시간동안 제대로 목소리도 못 낼 우리 간부들을 위해, 사장의 독선..제왕적 행태를 바로잡아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아침저녁 엘리베이터 앞 도열)

이런 일들이 터지면 대부분 그 팩트보다도 그것을 터트린 사람이 누구인가?

결국 내부고발자가 되어 욕을 먹고 돌팔매를 맞는 것을 많이 봐 왔는데, 이번에도 지금 밖에서는 그런 분위기 인 것 같아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여러분의 상처가 빠른 시간 내에 치유되고, 우리 공사의 명예가 회복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끝까지 밝히고 잘못 된 부분은 바로잡겠습니다.
여러분이 경영이사의 진정성을 믿으신다면 함께 해 주세요.
힘을 주세요.

우리공사 간부가 제게 보낸 카톡입니다.
‘이사님, 고뇌의 결정이 공사를 살렸습니다.
그 용기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16. 3. 24

경영이사 황재하 드림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대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기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광역시 유성구 봉명동 551-7 한진오피스텔 315호
대표전화 : 010-5455-4311  |   등록번호 : 대전 아 00225  |  등록년월일 : 2015. 4. 10  |  발행인·편집인 : 박기성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기성
Copyright ©2015미디어대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