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채용 비리로 진통을 앓고 있는 대전도시철도공사 전경

대전도시철도공사(사장 차준일) 직원 부정채용과 관련, 대전시가 24일 황재하 경영이사의 해임방침을 밝히면서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처벌’이란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이번에 야기된 황재하 경영이사의 내부고발은 공익신고인가 아닌가?

만약 그의 내부 고발이 공익신고라면 대전시가 24일 밝힌 황 이사에 대한 해임 방침은 분명 공무원의 권익을 박탈한, 보복성 처벌에 해당돼 향후 대전시와 권선택 시장에게 적지 않은 오명을 남길 수밖에 없다.

공익신고자 보호법(법률 제 13443호, 2015.7.24.) 제 2조에서 밝힌 ‘공익침해행위’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보자.

‘공익침해행위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라고 적시돼 있다.

이번 대전도시철도공사의 직원 부정채용건은 차준일 사장의 단독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시험 성적을 조작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침해한 행위로, 분명 ‘공익침해행위’인 것이다.

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익신고’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 또는 진정·제보·고소·고발하거나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차 사장의 지시에 의해 진행된 부정채용 과정을 지켜본 황재하 경영이사가 부정채용의 부당성을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당한 실태를 신고함은 물론 지인을 통해 언론에 알렸던 것이다.

황재하 경영이사의 이번 내부고발은 분명 공익신고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부정채용을 단독 지시한 차준일 사장 이외에도 내부고발자인 황재하 경영이사까지 해임키로 한 것이다.

대전시는 황재하 경영이사의 해임에 나름대로의 이유를 달고 있다.

지난 3월 3일 면접을 마치고 인사위원장인 황재하 이사가 최종 결제를 한 것은 3월 4일이다. 이후 3월 7일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대전시 감사관실의 한 관계자는 “3월 7일 합격자 발표 전에라도 내부적으로 조율을 하든가 아니면 결제를 거부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사실(부정 채점)을 인지하고도 싸인을 했다. 인사위원장으로서의 책임과 자격이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해임은 지나치다는 여론이다.

대전시는 이번 부정채용과 관련해 25일 수사기관에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 8명을 고발한 상태다.

황재하 경영이사는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공익신고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장의 역할론’을 빌미로 ‘해임’이라는 불이익 앞에 나앉은 모습이다.

그러나 대전시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처벌’로 황재하 경영이사의 해임을 강행할 경우이에 따른 행정소송 등 법정 싸움은 물론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의 반발 등 적지 않은 파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의 한 관계자는 “공익제보의 유용성과 의미는 온데간데 없고 ‘당신도 부정한 것을 막아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 그러하지 못했으니 담당한 업무상 책임을 지라’는 논리”라며“그러나 그 책임이 ‘해임’까지 간다는 것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며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처벌'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