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이야기>“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전체대상은 수여했어야 했다”

제 28회 대전광역시미술대전 김명식 심사위원장 단독 인터뷰 박기성 기자l승인2016.06.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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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식 심사위원장이 한 전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 28회 대전광역시미술대전의 ‘전체대상 없음’ 사태는 대전시 미술계 안팎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다 준 초유의 사태였다.

미디어대전은 16일 오전 김명식 심사위원장(동아대 서양화과 명예교수)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파문이 야기된 대전광역시미술대전의 심사를 둘러싼 이야기를 취재했다. 김명식 심사위원장은 미디어대전과의 장시간 통화에서 이번 심사에 얽힌 이야기는 물론 이에 따른 심경을 토로했다.

김명식 심사위원장은 “(언론에)특혜설과 의혹이 난무했는데 특혜를 준적도 없고, 심사도 공정하고 깨끗했다. 입시 감독으로 들어갈 때도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았는데 이번 심사에서는 난생 처음 휴대폰을 반납할 정도로 공정한 심사에 초점을 맞췄다. 문제가 된 작품도 전체대상작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어른들 진행 잘못으로 당사자인 학생만 상처를 입은 것 같다. 심사위원장으로 책임이 있다. 그러나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서 전체대상은 수여했어야 옳았다. 미술인들과 미술학도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수여했어야 했다”며 전화 인터뷰 내내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김명식 심사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지금 심정이 어떤가?

▲심사를 맡은 것에 대해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충남대와 배재대에서 강의를 맡았었다. 동아대 강의를 맡기 전까지 대전에서 강의했었다. 이런 연고로 심사를 맡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심사를 맡지 않으려 했으나 모처럼 부탁을 해서 심사를 맡게 됐으나 이번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니까 정말 불쾌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 전체대상작을 취소하게 된 과정은?

▲전체대상에서 취소된 작품도 참 좋은 작품이다. 학교를 떠나서... 이영우 교수가 전체대상에 올려놓고 본인이 자기 학교 제자라고 밝히는 바람에, 그러면 의혹을 살 수도 있고, 특혜시비가 붙을 수 있으니까 심사위원들을 다 모아놓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해서 그러면 대상을 내지 말자고 했던 것이다. 내지 않기로 원칙을 세우고 (서울로)올라오는데 이영우 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시에 알아본 결과 대상을 안주면 1000만원을(상금을) 돌려줘야 하고, 지원금 관계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하자가 없는 한 줬으면 좋겠다고 (이영우교수가)말하더라. 그래서 분과위원장들이 좋다고 합의를 하면 나도 오케이 하겠다고 말했더니 나중에 이 교수가 (분과위원장들이)'좋다고 했다'고 나한테 말하더라.

 

- 심사나 운영에서 미숙한 점은 어떤 것이었나?

▲ 알고 보니까 (이영우 교수의 행동이)다소 경솔했던 것 같다. (제자임을 밝히지 않고)가만히 있었으면 그 작품이 전체대상이 되는 거였다. 학교를 떠나서... 홍익대 같은 경우 나도 대학원 강의를 나가지만, 홍익대는 워낙 학생 수도 많고 교수도 많으니까 미술 대전이나 공모전, 국전에 홍대교수들이 심사위원에 포함 안 될 수가 없다. 그러다보면 홍익대 학생들의 출품숫자가 많으니까 홍익대 학생이 수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심사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충남대, 한남대 등 각 대학 교수들이 (대전시미술대전)집행부나 심사위원에 포함돼 있는데 나 역시 대학에 있다 보니까 자기 제자들 챙기려는 것 다 이해한다. 그러나 ‘작품이 터무니없는 것은 안된다’고 해서 다 떨어뜨렸다. 심사만큼은 공정하게 했다. 때문에 심사가 잘 마무리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나 역시 허탈하다.

 

- 지난 13일 ‘전체대상 없음’ 결정 이전에 시청 관계자와는 어떤 전화통화를 했나?

▲ 시청에서는 1000만원 반환을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지역의 미술발전을 위해서라면, (미술인들의)사기문제도 있고 결코 전체대상을 안내는 것이 꼭 좋은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전체대상을 줌으로써 사기도 북돋아주고, 앞으로 긍정적인 발전을 생각해서라도 심사위원들이 오케이하면 나 역시 번복할 수도 있지 않느냐 하고 전체대상을 주는 쪽으로 생각했다가 언론을 검색해보니까 의혹설이니 특혜설이니, 내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막 보도되고 하니까....

 

- 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보도됐다는 말인가?

▲ 말하자면 특혜설이니 의혹설이니 하는 거 말이다. 내가 특혜를 준적도 없지 않은가. 말하자면 내가 배재대 강의를 나갔었고 당시 이영우 교수가 학생이었고, 그 제자의 제자가 전체대상을 받았고 이런 추측 기사들이 보도되는 것이 나는 불쾌했다. 이제 와서 말해봐야 뭐 하겠나, 다 끝난 일인데. 다시 말하지만 작품은 전체대상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집행부의 처리미숙이라든지, 나도 물론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맺고 끊는 것을 매끄럽게 못했다는 거. 이영우 교수가 자꾸 이랬다저랬다 하다보니까 결국 이렇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영우 교수는 나에게 누가될까봐 자기 제자라는 사실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사실 어느 공모전이나 최종 대상을 선정할 때는 과거의 시스템을 보게 된다. 전년도에 어느 부문에서 수상했는지를 보게 되는데 올해가 서양화부문이 수상할 차례라고 하더라. 출품 숫자도 타 부문보다 훨씬 많았다. 이번 심사는 비교적 공정하고 작품도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런 식으로 언론에 보도되다보니까 그 학생만 피해본 것이다.

 

- '전체대상 없음’과 관련, 대전시에서 요구한 것은 없나?

▲ 대전시에서는 원칙대로 가기를 바라더라. 원칙이란 이영우 교수가 애당초 대상을 안주기로 했던, 그 원칙을 계속 고수하더라. 원칙론을 대전시에서 계속 고수하니까 나로서도 대상을 줘야한다고 주장하면 오해를 할 수도 있고 해서 결국 대전시의 주장대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어느 공모전이나 잡음이 없을 수는 없다. 다소의 잡음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특별히 작품에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내가 가르치는 제자라 하더라도 작품이 좋다면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어른들의 진행 잘못으로 한창 공부하는 학생의 사기가 꺽였다. 이런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 대전시에서 책임회피 차원이 아닌,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이런 결과가 초래되지 않았을 텐데?

▲ 그렇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이번 일로 혹 자신이 잘못된다면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심사가 공정하게 진행됐다면 (대전시에서도)이런 저런 의혹설은 넘어갔어야 했다. 대전미술의 발전이라든가, 미술인들의 사기 문제라든가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거시적으로 봐야 하는데 그저 발등의 불만 끄려고 하는 시각이 강했던 것 같다. 결국 미술대전의 신뢰성은 상실되고 권위가 다 추락했다. 모두가 다 패자가 된 것이다.

*****

지난해 동아대학교를 퇴임한 김명식 심사위원장은 용인에 작업실을 짓고 생활하고 있다.

평생 그림만 그려왔다는 김명식 심사위원장은 이번 문제가 발생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요즘 경기가 어려워 미술인들의 생업인 그림도 잘 팔리지 않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명식 심사위원장은 최근 위작이니 대작이니 시끄러운 가운데 이번 사태도 겹치는 등 괴로운 마음에 몇일 동안 전화기도 꺼놓았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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