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예술인들에게 애정 좀 갖으시죠!”

박기성 기자l승인2016.03.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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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문화재단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대전예술가의집 전경

# 대전수채화협회 회원들은 지난 2월 29일 발표된 대전문화재단의 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 심의결과와 관련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한결같이 ‘황당하다’는 것이다. 회원들을 황당하게 만든 것은 심의 탈락 과정 때문이다.

회화나 공예 및 서예의 경우 시각A(한국화, 서양화, 동양화, 판화), 시각B(설치, 입체, 공예), 시각C(서예)로 구분되는데 수채화협회전 서류가 시각A로 분류되지 않고 시각C인 서예로 분류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인터뷰 심의를 보러 갔던 수채화협회 회원인 이모 화가가 인터뷰 심의조차 받지 못하고 되돌아 나오는 황당한 일을 당한 것이다. 분류 과정에서 잘못 분류돼 아예 탈락한 것이다.

수채화가 서예로 분류됐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혹 서예분과에 접수됐다하더라도 잘못 접수된 것을 뒤늦게나마 수정 접수하지 않고 규정만을 내세운 채 인터뷰 심의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지난해에도 대전수채화협회전은 심의에서 탈락했는데 올해 서류 접수 오류로 또 탈락, 회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 올해 역시 수채화협회전을 개최하려면 회원들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야 할 입장에 놓인 셈이다.

 

# 대전수채화협회의 황당한 사연을 곱씹어 보노라면 다름 아닌 ‘대전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인 또는 문화예술단체에게 조금이나마 애정을 갖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애정을 갖고 있다면 대전수채화협회전 탈락에서 드러난 것처럼 ‘탈락시키기 위한 심의가 아닌, 선정을 위한 심의’라는 인상이 남기 마련이다.

대구문화재단의 사례를 들어보자. 심의단계 가운데 3단계는 분야별 지원심사에 앞서 재단에서는 신청사업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검토해 제출서류 미비, 자격요건 미달, 미정산 여부 등에 대한 사전 서류확인 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 대해 대구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이인규 팀장은 미디어대전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본인이 빠뜨리고 제출하지 못했다면 확인해서 받아주고, 그렇지 않을 경우 감점처리 한다. 컴퓨터 시스템으로 신청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르고 놓치는 경우도 많아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우리가 (추가로)받아주고 있다.”

그의 말 속에서 ‘선정을 위한 심의’라는 이미지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혹 누군가 탈락해도 그런 말을 하는 대구문화재단 관계자에게 인상을 찌푸리는, 항의의 말은 쉽게 건넬 수 없을 것 같다.

대전문화재단이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쳤다면 수채화협회원들이 억울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을 일부 예술인들은 여전히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의 한 부서처럼, 과거 직원 몇 명이 업무를 수행하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마저 갖고 있다. 그러나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은 과거 공무원 몇 명이 문화예술인 또는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던 시스템과는 다르다.

이번 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 심의결과를 둘러싼 문화예술인 및 문화예술 단체들의 논란이 대전문화재단이 아닌 대전시 문화예술과 체제에서 벌어졌다면 상황은 분명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전문화재단이 탄생한 지 7년차를 맞는 시점에서 야기됐다는 점에서 더더욱 문제의 심각성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은 분명 예술창작지원과 기타 문화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된 전문화된 기관이다. 특히 애당초 지난 2009년 출범 시 예술창작지원 활성화를 출범의 빌미로 삼았으며 문화사업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인력과 비례해 조금씩 덧붙여진 업무라는 것이 솔직한 변명이다.

대전문화재단은 지난 2009년 9월 출발 당시 3개의 팀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2실 9개 팀으로 5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처럼 근무 인력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대전문화재단의 주된 역할인 예술창작지원 당사자인 문화예술인들과의 소통은 여전히 크게 뒤떨어져 이번과 같은 논란을 초래하고 말았던 것이다.

 

# 대전문화재단 박찬인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해명의 자리를 마련, 이번 논란에 대해 ‘심의의 공정성을 위한 방편’이라며 ‘대전문화재단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그런 박찬인 대표를 보고 필자는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출연기관인 대전문화재단의 책임자가 문화예술인들에게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조차 못함은 물론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 발뺌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금이라도 지역 예술인들에게 애정을 갖고 있었다면 지역 예술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번 지원에 대한 사전 교감과 함께 혹 예견될 수 있는 사안들을 살펴봄에 따라 예술인들 사이에 논란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심의와 관련해 정보공개를 요청받는 수모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분명 신진 작가 및 단체의 발굴과 지원이다. 그러나 이것이 기존의 기득권을 가진 작가와 단체는 무시한 채 한쪽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은 분명 아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많은 지역 예술인 및 단체로부터 그 같은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면 대전문화재단은 출범 7년차 임에도 여전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은 지역 예술인 및 예술단체에 대한 관심 부족과 이에 따른 소통 부재일 것이다. 대전문화재단 박찬인 대표에게 꼭 한마디 해주고 싶다.

“지역 예술인들에게 애정 좀 갖으시죠!”


박기성 기자  happyd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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